등장인물
영화의 등장인물 경찰인 박해일(해준)과 변사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탕웨이(서래)의 이야기이다. 둘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로 나온다. 해준이 유부남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은 고도의 로맨스 스릴러 장르물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고정적이고 답답한 상황을 제시했던 아내 이정현과 카메오로 출연한 고경표 김신영 분들도 영화를 더욱 독특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일상적인 듯 절대 평범할 수 없는 로맨스 서사를 그려나간 영화인 것 같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미묘한 심리전, 영상기법이 도드라진다. 영화에 자주 나오는 산과 바다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벽지에서도 바다의 모습이 그려진 모습이고 또 집안에 돌들이 있는 모습은 산을 연상케 해 대조되는 느낌을 준다. 산과 바다처럼 해준과 서래는 서로 반대되는 느낌의 이미지이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둘만의 연결고리가 극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박찬욱감독의 독특하면서도 신비한 느낌과 통찰력이 담긴 영화이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등장하지만 결국 각자의 캐릭터가 향하는 방향대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줄거리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결심. 아가씨 이후로 6년 만에 나온 박찬욱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이다. 주인공 박해일(해준)과 탕웨이(서래)의 잔잔한 로맨스/멜로 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 멜로 로맨스는 아닌 것이 스릴러 서스펜스 미스터리 느낌도 나기에 복합적이면서도 신비한 느낌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산에서 일어난 어떤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해준은 이 산에서 죽은 사망자의 아내인 서래를 만나면서 묘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의심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역시 자꾸만 커져가고 불안하지만 알 수 없는 끌림으로 둘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영화를 보게 한다.
의심하지만 서래에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가는 해준은 서래를 몰래 감시한다. 하지만 서래는 자신을 감시하는 해준을 보고 해준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느끼게 된다. 베드신이 없지만 서래와 해준이 한 침대에서 놓여있는 모습은 그 어느 장면보다 섹슈얼하다고 할 수 있다. 평소에도 불면증으로 잠이 오지 않는 해준은 서래의 리드대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두 사람의 묘한 심리와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던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래는 사건이 종결되자 또 다른 사건을 연루시켜 다시 해준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그리고 묻는다.
"내 생각했죠?"
극중 시장에서 해준부부와 서래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서래는 왜 이동네로 이사 왔냐는 해준아내의 말에 안개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서래에게 있어서 해준은 안개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보일 듯하고 잡힐듯하지만 잡히지 않는,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그런 존재말이다. 결말은 해준이 서래가 범인인 것을 알게 되고 핸드폰을 바다 깊숙이 던져버리라고 한다. 서래는 이 순간 해준이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해준이 더 이상 붕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건이 미제로 남을 것임을 그리하여 영원히 해준이 자신을 기억하게 할 것임을. 생각하고 기억한다.
결말해석
처음에 영화를 보고 정말 이해가 안되었다. 서래는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그런데 영화를 곱씹으며 생각해 보고 다른 리뷰들도 찾아보고 하다 보니 그 뜻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서래는 해준에게 자신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한다. 해준은 당황하면서 자기가 언제 그런 이야기를 했냐고 한다. 해준은 치매 할머니의 핸드폰을 통해 서래가 산에 간 것을 알게 되고 범인이 서래임을 알게 되지만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하게 된다. 그러면서 해준은 자신이 붕괴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현실에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기에 서래에게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하지만 그럼에도 끌림이 있는 그 섬세하고 미묘한 심리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서래는 자신만 바라보고 자신만 생각하라고 해준에게 이야기한다. 자신이 바다에 굴을 파고 그 안에 들어가 바다에 묻히는 결말로. 자신의 시체조차 찾을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서래는 해준의 기억 속에 미제 사건으로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고 정말 한동안 멍 했던 느낌이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해준은 해준의 방식대로 서래를 계속해서 찾을 것이고 서래는 서래만의 방식대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한 번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헤어질 결심. 두고두고 생각날 때 몇 번이고 꺼내보고 싶은 영화이다.